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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임금 노동자라면 되도록 열심히 일하지 말고, 적당히 일하는 체하면서 회사에 충성하지 말라. 회사엔 그저 일한다는 생색만 내고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열심히 하라." 

최근 번역돼 나온 '게으름아, 안녕?'(문학세계사. 한정석 옮김)의 프랑스 여성 저자 코린느 마이어(40)씨가 들려주는 충고다. 저자는 정신분석학자이며 EDF(프랑스 전기)에서 경제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기업은 결코 조직원이 행복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 격찬하는 가치들을 존중하지 않을 뿐더러 더 이상 성공의 세계가 아니다. 사실 기업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들은 기업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대학교수들뿐이다. 


기업은 이제 끝났다. 사회적 상승의 길은 차단되었고 정년 퇴직은 위협받고 있다. 경력은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 


승진과 성공, 출세 등은 이미 정해진 사람들에게만 돌아갈 뿐이다. 본인이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가졌어도 사회적 출신과 학연 등에서 이미 특권층이 아니라면 중간 간부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따라서 고급 간부나 경영자의 대열로 올라가기는 거의 불가능하니 애써 열심히 일함으로써 그 결실을 자본의 지주들에게 모두 갖다 바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라고 저자는 설득한다. 


불합리하고 비정한 기업 세계에 대한 고발로 읽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임금 노동자는 현대판 노예다. 기업은 개인의 발전을 보장하는 곳이 아님을 명심하라"고 외친다.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에게 티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일을 적게 하라고 선동하는 저자의 이런 도발적인 주장은 당연히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회사는 저자에게 해명성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요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징계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밝혀진 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이 책은 '다 빈치 코드'를 누르고 프랑스 아마존 판매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고 한다. 192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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